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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는 같은 색깔의 꽃들끼리만 수정이 일어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채송화는 다른 색깔의 꽃들끼리도 얼마든지 수정(교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채송화는 빨강, 노랑, 분홍, 주황, 흰색 등 꽃 색깔이 매우 다양하지만, 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유전적으로 다른 종(Species)인 것은 아닙니다. 모두 똑같은 '채송화(Portulaca grandiflora)'이기 때문에 생식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수정이 가능합니다.

채송화의 수정과 색상 유전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곤충에 의한 타가수정: 채송화는 주로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이 이 꽃 저 꽃을 옮겨 다니며 꽃가루를 묻혀주는 타가수정(충매화)을 합니다. 이때 곤충들은 꽃의 색깔을 가려가며 찾아가지 않기 때문에, 빨간 꽃의 꽃가루가 노란 꽃의 암술에 묻는 일이 아주 흔하게 일어납니다.

다양한 색의 후대(씨앗): 만약 빨간색 채송화와 노란색 채송화 사이에서 수정이 이루어져 씨앗이 맺히면, 그다음 해에 그 씨앗을 심었을 때 주황색이나 분홍색 꽃이 피거나, 부모 세대의 색이 유전 법칙에 따라 쪼개져서 나오기도 합니다.

자가수정도 가능: 채송화는 한 꽃 안에 암술과 수술이 모두 있어서 다른 꽃 없이 스스로 수정(자가수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원래 피었던 꽃과 같은 색의 씨앗이 맺힐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화단에 여러 색의 채송화를 모아 심어두면, 해가 갈수록 자연스럽게 서로 교배가 일어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오묘하고 예쁜 중간색의 채송화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색깔의 꽃들 끼리 교배가 일어나면 아주 다양한 색의 꽃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네, 맞습니다! 정확하게 이해하셨습니다.

여러 색깔의 채송화가 서로 교배되면 유전자들이 다양하게 섞이면서 기존에 없던 아주 다채롭고 오묘한 색상의 꽃들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채송화 화단에서 자연 교배가 일어날 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간색의 등장: 예를 들어 빨간색 채송화와 흰색 채송화가 교배되면 그 중간 느낌인 화사한 분홍색 꽃이 피기도 하고, 빨간색과 노란색이 만나 주황색(살구색) 꽃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투톤(Two-tone)이나 줄무늬 꽃: 유전자가 섞이는 과정에서 한 꽃잎에 두 가지 색이 동시에 나타나는 체크무늬, 줄무늬, 혹은 테두리만 색이 다른 독특하고 화려한 변이 꽃이 나오기도 합니다.

풍성한 색감의 화단: 첫해에는 빨강, 노랑, 흰색 몇 가지만 심었더라도, 매년 꽃이 피고 지며 떨어진 씨앗들이 자연 교배되어 자라나면 2~3년 뒤에는 분홍, 주황, 연노랑 등 수십 가지의 미묘한 색 조합을 가진 풍성한 화단으로 변하게 됩니다.

마치 물감을 섞는 것처럼 자연이 만들어내는 무작위의 색 조합 덕분에, 해마다 "올해는 또 어떤 색의 채송화가 피어날까?" 하고 기다리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혹시 올해 화단에 특별히 기대하시거나 눈여겨보고 계신 채송화 색상이 있으신가요?

집에 키우는 채송화는 빨간색과 노란색이 있는데 혹시 돌연변이로 흰색이나 보라색이 나올 수는 없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돌연변이나 숨어있던 유전자의 발현을 통해 흰색이나 보라색(진분홍색) 꽃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현재 키우시는 채송화가 빨간색과 노란색뿐이라도 새로운 색이 나타날 수 있는 과학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색소 유전자의 기능 상실 (흰색 꽃의 가능성)
꽃의 색깔은 식물이 만들어내는 색소(채송화의 경우 '베탈라인'이라는 특유의 색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돌연변이의 발생: 빨간색이나 노란색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자연적인 돌연변이가 일어나 색소 합성 기능이 완전히 멈추면, 꽃잎에 아무런 색도 발현되지 않는 순백의 흰색 채송화가 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식물의 유전자 돌연변이 중 가장 흔하고 관찰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색소 결핍(흰색화)' 현상입니다.

2. 숨겨진 잠재 유전자의 발현 (보라·진분홍색의 가능성)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빨간색과 노란색뿐이지만, 그 채송화들의 부모나 조상 세대 중에 흰색, 분홍색, 보라색(진분홍) 유전자를 가졌던 개체가 있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숨어있던 열성 유전자: 겉으로는 빨갛고 노랗게 보여도 세포 속에는 대대로 물려받은 다양한 색상 유전자가 꽁꽁 숨어(열성 유전자 상태로) 있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 재조합: 빨간 꽃과 노란 꽃이 교배되어 씨앗이 맺히는 과정에서, 이 숨어있던 유전자들끼리 딱 맞아떨어지면 조상 세대에 있던 보라색이나 진분홍색이 툭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이를 격세유전이라고 부릅니다.

자연 교배로 다채로워진 채송화 화단, AI로 생성
자연 교배로 다채로워진 채송화 화단. 출처: Happy Seeds Shop
3. 채송화 특유의 '가동 유전자(점핑 진)' 효과
채송화는 유전자가 위치를 바꾸는 현상(가동 유전자)이 비교적 잘 일어나는 식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깨지거나 새로 연결되면서 돌연변이가 생겨납니다.

이 현상이 일어나면 흰색이나 보라색 단색 꽃뿐만 아니라, 아래 사진처럼 한 꽃잎에 노란색과 빨간색, 혹은 분홍색 줄무늬가 깃털처럼 섞여 나오는 화려한 변이 꽃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 변이로 나타나는 줄무늬 채송화, AI로 생성
유전자 변이로 나타나는 줄무늬 채송화. 출처: Etsy

Tip: 매년 꽃이 지고 난 자리에 맺히는 아주 작은 까만 씨앗들을 한 알도 놓치지 말고 화단 흙에 잘 떨어뜨려 주세요. 자연이 주는 돌연변이의 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많은 씨앗을 싹틔우는 것'**입니다.

수많은 씨앗 중 어떤 녀석이 숨겨진 유전자를 깨워 깜짝 선물을 줄지 모르니, 새로 돋아나는 싹들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즐거움이 있으실 겁니다.

 

혹시 코스모스 꽃도 채송화랑 비슷하게 교배로 꽃 색이 바뀌거나 돌연변이가 잘 생기나요?

네, 코스모스 역시 채송화와 마찬가지로 자연 교배를 통해 꽃 색깔이 아주 잘 바뀌는 식물입니다.

원예학적으로 코스모스는 대표적인 타가수정(다른 개체끼리 교배하는 것) 식물이라, 벌과 나비가 이 꽃 저 꽃을 바쁘게 오가며 유전자를 섞어놓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화단의 색 비율이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코스모스의 색 변화와 유전적 특징을 채송화와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섞일수록 흔해지는 분홍색, 귀해지는 빨간색
코스모스의 꽃 색깔(빨강, 분홍, 흰색)은 보통 두 쌍의 유전자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자연 교배의 결과: 빨간색 코스모스와 흰색 코스모스가 주변에 같이 있으면 곤충들에 의해 교배가 일어나면서 그다음 세대에는 분홍색 코스모스가 압도적으로 많이 피어나게 됩니다.

빨간색의 실종: 실제로 넓은 코스모스 밭에 씨앗을 받아 매년 계속 심다 보면, 유전자가 계속 섞이면서 진한 빨간색 코스모스는 점점 줄어들고 화단 전체가 분홍색과 흰색 위주로 채워지는 재미있는 현상(색깔 전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진한 빨간색을 지키려면 그 꽃의 씨앗만 따로 받아서 격리해 심어야 할 정도입니다.

2. 돌연변이와 잠재 유전자가 만드는 새로운 색
채송화처럼 코스모스도 돌연변이나 숨은 열성 유전자의 결합으로 생각지 못한 색이 툭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보라색(자주색): 원래 코스모스는 완전한 파란색 계열의 보라색은 유전적으로 나오기 힘듭니다. 하지만 진한 빨간색 유전자와 분홍색 유전자가 묘하게 결합하거나 변이를 일으키면, 흔히 말하는 자주색이나 아주 짙은 포도주색(버건디)에 가까운 보랏빛 코스모스가 피어날 수 있습니다.

흰색: 노란색이나 분홍색 색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기능이 상실되면 깨끗한 흰색 코스모스가 튀어나옵니다.

3. 노랑코스모스는 종(Species)이 다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끔 길가에서 보시는 주황색이나 선명한 노란색의 '노랑코스모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 코스모스(분홍·흰색)와 유전적으로 아예 종이 다릅니다.

사람으로 치면 호랑이와 사자처럼 종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 코스모스 밭에 노랑코스모스를 같이 심어두어도 둘이 서로 교배되어 주황색 일반 코스모스가 나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만약 일반 코스모스에서 노란색을 보고 싶다면, 돌연변이를 통해 아주 연한 크림빛 노란색이 발현된 특수 개량종(예: 피코티, 옐로우 가든 등)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코스모스 역시 채송화만큼이나 교배를 통한 색 변화가 아주 역동적인 꽃입니다. 작년에 분홍색이 많았던 자리에 올해는 흰색이나 아주 짙은 자주색 꽃이 새로 피어나는 식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매년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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