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반응형

잡초를 뽑거나 베어서 쌓아두고 오래도록 두면 거름이 될 수 있나요?

네, 잡초를 뽑거나 베어서 한곳에 모아두면 훌륭한 천연 거름(퇴비)이 됩니다. 대대적인 경운(땅 뒤엎기)을 하지 않고 자연의 순리를 활용하는 농사법에서도 잡초는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소중한 유기물 자원입니다.

잡초가 거름이 되는 과정과 주의해야 할 점을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1. 잡초가 거름이 되는 원리
잡초를 베어 모아두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면서 식물 성장에 꼭 필요한 질소, 인산, 가리(칼륨)를 비롯한 다양한 미량 원소를 땅으로 돌려보냅니다. 특히 잡초는 땅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뻗어 영양분을 빨아올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척박했던 겉흙이 점차 비옥한 유기질 토양으로 변하게 됩니다.

2. 잡초 퇴비 만들 때 '이것'만은 조심하세요!
잡초로 거름을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잡초의 씨앗과 번식력입니다. 잘못하면 거름을 밭에 뿌렸다가 잡초 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씨앗이 맺히기 전에 베기: 가장 좋은 방법은 잡초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기 전에 베어서 모으는 것입니다. 이미 씨앗이 맺힌 잡초는 퇴비더미 속에서 살아남아 나중에 다시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뿌리째 뽑은 생명력 강한 잡초: 바랭이나 쇠비름 같은 잡초는 뿌리째 뽑아두어도 흙 위에 그냥 두면 비를 맞고 다시 살아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햇볕에 바짝 말려 생명력을 완전히 없앤 후 쌓아야 합니다.

충분한 부숙(삭히기) 기간: 단순히 쌓아두기만 하면 겉은 마르고 속은 잘 안 썩을 수 있습니다. 쌓아둔 더미가 비를 맞거나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면 미생물 활동으로 내부 온도가 50∼60 

 C 이상 올라가는데, 이 열(발효열)이 잡초 씨앗이나 병원균을 전멸시킵니다.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푹 삭히는 것을 추천합니다.

💡 더 편하고 효과적인 활용법: '멀칭(Mulching)'
잡초를 굳이 따로 모아 오래 썩힌 뒤 거름으로 주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벤 잡초를 작물 주변이나 이랑 위에 그대로 두껍게 덮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분 유지 및 잡초 억제: 햇빛을 차단해 다른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아주고, 땅속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자연스러운 영양 공급: 시간이 지나면서 밑에서부터 차례로 썩어 들어가 자연스럽게 땅속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영양분으로 흡수됩니다.

풀을 베어 그 자리에 덮어주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으로는 땅의 물리성이 좋아지고 훌륭한 유기물 층이 형성됩니다. 씨앗이 맺히기 전의 풀들이라면 밭 곳곳에 두껍게 덮어 자연 퇴비로 활용해 보세요!

잡초는 탄질비에서 탄소가 많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런 건 신경 안써도 되나요?

정확하게 짚으셨습니다! 탄질비(C/N 비율)까지 고려하시는 걸 보니 흙과 미생물의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계시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잡초의 상태(청초냐 건초냐)에 따라 탄질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밭에 적용하실 때 이 부분은 조금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잡초라고 다 탄소가 많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미생물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1. 푸르고 연한 잡초 (청초): 신경 쓸 필요 없음
아직 꽃이 피기 전, 파릇파릇하고 부드러운 잡초는 탄질비가 대략 10~20 내외로 질소 성분이 꽤 풍부한 편입니다.

결과: 이런 풀들은 탄질비가 낮기 때문에 땅에 덮거나 묻어도 미생물이 아주 쉽게 분해하며, 오히려 작물에 질소(영양분)를 빠르게 공급해 줍니다.

2. 억세고 바짝 마른 잡초 (건초/황색 풀): 주의 필요!
풀이 완전히 자라나서 대가 억세지거나, 갈색으로 바짝 마른 풀, 혹은 가을철 잡초는 탄소 비중이 급격히 높아집니다(탄질비 40~80 이상). 이 상태의 풀을 아무런 조치 없이 땅에 그대로 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질소 기아(Nitrogen Starvation) 현상
탄소가 너무 많은 억센 풀이 땅에 들어오면, 미생물들이 이 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주변 흙 속에 있는 질소(영양분)를 급격하게 빨아들여 독점해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정작 밭에 심어둔 작물이 먹을 질소가 부족해져 잎이 누래지고 성장이 멈추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 어떻게 해결하면 될까요?
잡초의 탄질비를 맞춰서 훌륭한 거름으로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쌓아서 오래 묵힐 때 (퇴비화):
억센 갈색 잡초를 쌓아둘 때는 질소질이 풍부한 재료를 켜켜이 섞어주면 탄질비가 딱 맞아떨어집니다. 가장 좋은 것은 깻묵, 쌀겨(미강), 혹은 가축분뇨(축분)입니다. 마른 풀 한 층 쌓고 쌀겨나 깻묵을 조금 뿌려주는 식으로 쌓은 뒤 물을 촉촉이 뿌려두면,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번식하면서 탄질비가 안정적인(약 20 내외) 아주 질 좋은 거름으로 빠르게 바뀝니다.

밭에 그냥 덮어줄 때 (멀칭):
억세고 마른 풀을 작물 바로 옆에 덮어줄 때는 흙 속에 파묻지 말고 흙 표면에 '이불'처럼 그냥 얹어만 두세요. 흙 속에 직접 섞이지 않으면 미생물이 표면에서부터 아주 천천히 분해하기 때문에 작물의 영양분을 뺏어가는 '질소 기아'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지금 베어내시는 잡초가 푸르고 연하다면 그냥 쌓거나 덮으셔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이미 질겨지고 마른 풀 위주라면 쌀겨나 영양분이 있는 물질을 살짝 곁들여서 푹 삭혀주시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질 좋은 거름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반응형
Please Enable JavaScript!
Mohon Aktifkan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