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치료 정말 잘 듣는 `약` 없나
날씨가 따뜻해지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이맘 때가 되면 무좀환자들의 근심도 커지게 마련이다.
발에 땀이 나면서 겨울 동안 잠복해있던 무좀이 서서히 활동을 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온 다습한 여름철이 되면 환자들의 고통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무좀은 한마디로 발에 곰팡이가 피는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족부백선(足部白癬)'이라고 한다.
피부 각질층에 기생하는 곰팡이균인 '백선균'이 증식해 일어난다.
백선균은 피부 밑에 동굴과 같은 봉소(蜂巢:벌집)를 형성하면서 각질을 녹여 이를 영양분으로 삼아 번식한다.
기온이 15도,습도는 70% 이하로 떨어지면 숨었다가 고온 다습해지면 다시 왕성히 활동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무좀은 20~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며 드물게는 어린이에게도 생긴다.
어린이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나타내 스테로이드 연고를 장기간 발에 발랐는데도 피부염이 낫지 않는다면 무좀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무좀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일어난다.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를 '지간형 무좀'이라고 한다.
한여름에는 발가락 사이나 발등에 물집이 생기고 빨개지면서 가려운 '수포형 무좀'이 기승을 부린다.
무좀이 오래되면 가려운 증상이 없이 주로 발바닥에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고 발바닥이 두터워지는 '각화형 무좀'이 생기기도 한다.
무좀 치료에는 주로 항진균제가 사용된다.
그러나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의 증상이 있을 때는 과망간칼륨 용액 등이 함유된 습포를 사용해 진물을 줄이고 항생제와 바르는 스테로이드로 염증을 치료한 후 항진균제를 투여해야 한다.
항진균제는 크게 백선균이 기생하는 각질을 벗기는 치료제와 진균 자체를 억제하거나 죽이는 치료제로 나뉜다.
경남제약 'PM',동성제약 '바코라' 등 각질을 벗기는 치료제는 피부에 자극이 심하므로 지간형이나 수포형 무좀에는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식초도 이들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각질을 벗겨내는 작용을 하나 자극성 피부염과 이로 인한 2차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백선균에 직접 작용하는 항진균제의 경우 기존의 케토코나졸 제제는 체내에서 분해·배설되면서 간에 부담을 주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얀센 '스포라녹스',한미약품 '이트라정',중외제약 '이트라졸' 등 이트라코나졸 제제와 대웅제약 '푸루나졸',보령제약 '후코날' 등 플루코나졸 제제가 등장해 간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이들 제품은 보통 3개월가량 복용하며 이후에도 체내에서 손톱과 발톱에 1년 가까이 약 성분이 남아 무좀 재발을 방지한다.
무좀에는 절대 습진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습진약에는 가려움증과 염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제가 들어있는데 이 성분이 국소 면역능력을 떨어뜨려 백선균을 더욱 번식시키기 때문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손상욱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김원석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무좀 치료와 항진균제
무좀은 피부의 각질층, 모발, 손톱, 발톱 등의 각질 조직에만 침입, 기생하여 질병을 유발하는 피부 사상균(dermatophytes)이라는 곰팡이에 의한 표재성 진균감염증이다. 피부 사상균증은 두부 백선, 안면 및 체부 백선, 완선(tinea cruris), 수족부 백선, 조갑 백선(tinea unguium) 등으로 나누며 무좀(수족부 백선)은 피부사상균증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지간형(주: 손가락, 발가락 사이), 과각화형(주: 각질이 두꺼워지는 변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무좀의 치료는 아무리 강력한 무좀약을 사용하더라도 기본적인 치료 원칙을 무시해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병변의 악화를 초래할 때가 많다. 따라서 치료 약제의 선택은 정확한 진단, 병변의 상태, 감염 부위와 범위, 2차 세균 감염, 기타 내성 진균의 출현, 환자의 건강상태 등의 요인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증상에 따라 외용 도포제에 의한 국소치료로 충분한 경우가 있고 반드시 먹는 약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먹는 무좀약은 독(?)하다는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염려를 하여 치료를 미루기 보다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약을 처방 받도록 해야 한다. 과거 사용되던 무좀약으로 간혹 간을 해치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안전한 약물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외용 국소 치료(국소형 항진균제)
대부분의 피부 사상균은 국소 도포만으로 잘 치료되므로 일반적인 표재성 피부 진균증의 치료에는 1차적으로 국소형 항진균제를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무좀약으로는 benzoic acid, salicylic acid와 같은 약산, gentian violet, Castellani's paint와 같은 phenolic dye, White field 연고(6% benzoic acid & 3% salicylic acid), thymol, resorcin, sodium hydroochloride, iodine, ammoniated mercury등이 사용되었는데, 이들 약물은 진균에 대한 살균 또는 정균 작용보다는 각질층을 벗겨내어 치료하는 각질 용해 작용의 측면에서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치료효과 외에 2차적인 자극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근래에는 이들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Undecylenic acid, tolnaftate, 2.5% SELENIUM sulfide, nystatin(mycostatin) polyene계 항생제 등은 특정한 표재성 진균 감염증에 효과가 우수하여 현재도 가끔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약물은 각각 피부 사상균, 전풍균, 효모균 등 어느 한 가지에만 항균력을 나타내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개발된 haloprogin, imidazole 유도체, sodium pyrithione, ciclopirox, allylamines 등은 대부분의 진균 및 일부 세균에까지도 항균력을 갖는 광범위 항진균성 약제들다. 이중 imidazole 유도체가 가장 많고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속하는 약제로는 miconazole, clotrimazole, econazole, sulconazole, tioconazole, isoconazole, ketoconazole, bifonazole 등이 있다. 이들 약제간 항진균력의 차이는 크게 없어 피부 사상균증 환자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선택한다.
국소 도포제를 사용할 때는 병변 부위뿐 아니라 주변 정상 부위를 포함하여 도포해야 하고, 두피부에는 연고보다는 젤(gel) 또는 용액형 제제가 좋다. 또 중증의 급성 염증이 동반된 급성형 진균증에는 반드시 aluminum acetate, potassium permanganate등으로 매일 15~20분간 3~4회 습포하여 병소를 건조시킨 다음 용액형의 제제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고형제로 바꿔 가면서 치료해야 하고, 과각화형 만성 무좀에는 고형의 항진균제에 피부의 각질을 벗겨내는 각질 용해제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구 치료(전신성 항진균제)
절대적 적응증으로는 손발톱 백선 및 두부백선으로 모발이나 손발톱은 특수한 각질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국소 도포만으로는 침입한 진균까지 약물이 도달하지 못해 전신적 투여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다른 질환을 앓고있는 환자나, 어떤 질병으로 다른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약물상호작용에 의해 예기치 않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투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Griseofulvine은 1930년대에 개발된 약제로 비교적 안전성이 높고 피부 사상균증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 현재까지도 일부 사용되고 있으나 광과민성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해서는 안되며, 피부 사상균 외의 다른 진균증에는 효과가 없다. 이 후 이런 단점을 보완한 광범위 항진균제인 ketoconazole이 개발되어 피부사상균증을 비롯한 각종 진균증에 사용되었으나 간독성에 의한 중대한 간질환의 발생 위험이 있어 현재는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itraconazole, fluconazole, terbinafine 등의 약물이 개발되었으며 이들은 비교적 강력한 효과, 적은 부작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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