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숫자 가운데 ‘삼’(三)을 유난히 좋아한다. ‘삼’ 을 한 사이클로 삼아 일의 완결점으로 여기는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만세’(萬歲)도 언제나 한번 또는 두 번도 모자라 삼창이어야 한다. 만년(萬年)같은 오랜 세월 영원히 살아 번영한다는 뜻인데 만세를 꼭 세 번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 무슨 일을 결정하는 데도 ‘삼 세 번’이다. 승부를 겨루는데도 3회에 결판을 낸다. 가위 바위 보를 해도 언제나 세 번 반복해서 승패를 결정한다.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말할 때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쓴다. 한국인의 기호 숫자 ‘삼’은 중국사상에서 배양된 음양사상(陰陽思想)에서 영양받은 것이 많다고 보겠다. 음양론에서는 일, 삼, 오, 칠, 구, 처럼 홀수는 양수(陽數)라 했고, 이, 사, 육, 팔, 십 처럼 짝수는 음수(陰數)로 친다. 그래서 양기가 있는 홀수가 겹치는 날을 하늘과 땅에 기운이 가득하다고 믿었다.
■ ‘삼’은 길수고 완성의 숫자
삼월삼짇날(3월 3일), 오월 단오(5월 5일), 칠월 칠석(7월 7일), 구월 중양(9월 9일)등을 길일로 삼아 정한 것도 다 음양사상에서 비롯되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음양사상에서는 삼은 지위를 차지한다. 혼란에서 순수한 양수 일(一)과 순수한 음수의 이(二)가 결합하면 三이 되는데 이것이 길수(吉數)라는 것이다.
즉, 음양의 조화가 최고에 이르는 숫자가 바로 ‘삼’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삼’을 완성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 음양사상에서 비롯된 ‘삼’은 어느덧 사람들의 마음속에 안정감으로 여겨진 ‘삼 세 번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삼 세 번’은 일반 생활 뿐 만 아니라 사회규범이나 정치문화에서도 매우 많이 적용되고 있다.무슨 일을 잘못했을 때도 두 번까지는 용서를 해서 세 번째는 용서없이 혼을 내 준다. 법원에서 판사가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선고할 때나 법정의 일정을 바꾸거나 휴정을 할 때, 3번의 방망이를 친다. 국회에서 의사를 진행하는 의장단이 의결을 선포하거나 휴회를 할 때도 방망이를 3번 세번 두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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